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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와 조훈현이 조선 시대에 있었다면?

by lifechecking 2025.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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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와 조훈현

 

최근 상영하고 있는 영화 '승부' 다들 아시나요? 배우 이병헌 님과 유아인 님이 나오셔서 개봉 전부터 이목을 끌었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자 현대 바둑을 대표하는 두 인물, 이창호와 조훈현. 그들의 바둑 스타일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철학과 전략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조선 시대에 존재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본 글에서는 이창호와 조훈현의 스타일을 바탕으로 조선 시대 인물과의 비교, 당시 바둑 문화와의 융합 가능성, 그리고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두 거장의 영향력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의 사고방식과 이창호 스타일의 접목

이창호는 ‘무너지지 않는 바둑’, ‘침묵의 저력’이라는 표현으로 설명되는 조용하지만 강인한 바둑 스타일을 가졌습니다. 그는 판 전체를 길게 보고, 작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어떻게든 반집차로 이기며, 전체 승리를 지향하는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이런 성향은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했던 조선 시대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조선의 선비들은 단기적인 결과보다는 장기적인 명분과 도의를 중요시했기 때문에, 이창호의 스타일은 선비적 가치관과 상징적으로 매우 유사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창호가 조선 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는 단순한 바둑 고수를 넘어 학문적 바탕을 갖춘 ‘기인(棋人)’이 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바둑판 위에서의 침착함과 치밀한 계산은 마치 과거시험을 준비하던 선비들의 태도와도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더불어 조선시대 왕들이 즐기던 ‘정적인 예술’과도 조화를 이루며, 왕실에서 인정받는 국수(國手)로 활약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조선 후기에 이르러 지식인들이 바둑을 지적 유희로 즐겼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창호와 같은 스타일의 인물은 바둑을 단순 오락이 아닌 수양의 도구로 크게 격상시켰을 것입니다. 그의 고요한 강함은 유교 사상 속의 ‘군자’ 이미지와 겹치며 조선의 문화적 상징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전통 기풍과 조훈현 스타일의 충돌과 융합

조훈현은 공격적인 스타일과 변화무쌍한 수읽기로 현대 바둑의 새로운 장을 열어준 사람입니다. 강한 승부욕과 유연한 감각은 마치 조선 시대의 믿음직한 무장(武將)과도 같은 기질로 비칩니다. 만약 그가 조선 시대에 존재했다면, 전통적인 유교 질서와 일정 부분 충돌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변화에 능하고 기세를 타는 인물이기에, 조선의 기존 질서와도 독특하게 융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가능성을 만들어주었을 겁니다.

 

조선 중기 이후 등장한 실학자들처럼 조훈현도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는 인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그는 이론보다는 현장에서의 판단과 감각을 통해 판을 주도하기 때문에, 형식적인 규율보다는 효율과 창의성에 중점을 둔 실용적 사고방식을 가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스타일은 당시 일부 개혁가들과 비슷한 사고를 지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조훈현의 승부근성과 도전정신은 군사 전략가나 장수들과도 비슷합니다. 병법서의 이치를 바둑에 접목시켜 공격과 방어를 번갈아 구사하며, 판 전체를 자신의 흐름으로 끌고 가는 기술은, 당시 장군들이 전장을 이끄는 전략과도 매우 흡사한 모습이 있습니다. 따라서 조선 시대 그가 바둑을 뒀다면 유학자보다는 무장이나 실학적 사고를 가진 자유인으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역사 속 인물과 두 거장의 바둑 철학 비교

이창호의 스타일은 조선의 유학자, 예를 들어 율곡 이이나 정약용과 같은 인물들과 연결해볼 수 있습니다. 율곡 이이는 철저한 논리와 성찰을 통해 미래를 대비했던 인물로서, 이창호의 치밀한 판 짜기 및 장기적인 시야와 유사한 철학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정약용은 실용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했던 점에서, 이창호의 분석적 접근과 일맥상통합니다.

 

조훈현의 경우는 이순신이나 곽재우와 같은 전투적 리더들과 유사한 성향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경우, 적의 흐름을 간파하고 주도권을 쥐는 능력이 탁월했는데, 이는 조훈현의 역동적인 바둑 스타일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는 단기적 승부에 강한 반면, 장기전에서도 흐름을 읽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유연함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점은 조선의 전장에서도 통했을 법한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기회 포착’에 능한 점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조선의 지식인과 장군들 역시 상황에 따라 전략을 바꾸는 유연성이 필요했으며, 이는 이창호와 조훈현 모두가 가진 공통점입니다. 이들은 바둑이라는 도구를 통해 현대적 사고와 과거의 전통을 동시에 품은 상상 속 인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창호와 조훈현, 두 바둑 거장의 스타일은 조선 시대 철학자, 전략가, 실학자들과도 연결되며 놀라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이들의 바둑 철학은 단순한 경기 전략이 아니라 역사적 인물들과의 사상적 교류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이 흥미로운 가정을 통해 우리는 바둑의 깊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사적 맥락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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